개혁주의 신학과 신앙

개혁주의 신학이란?

Calvin_1562스위스의 쯔빙글리(Zwingli, 1484-1531)와 칼빈 (John Calvin, 1509–1564)에 의해 시작된 개혁운동의 결과로 개혁교회(Reformed church)는 독일, 화란, 프 랑스 등으로 확산되었는데 이를 개혁주의 신학이라 고 하며 넓게는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개혁운동과 신학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개혁주의는 쯔빙글리와 칼빈의 개혁운동과 그 신학사상을 루터(Martin Luther, 1483–1546)의 신학사상 곧 루터파(Lutheran Church)와 구별하기 위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루터파(Lutheranism)나 개혁파(Reformed)는 다 같이 로마 가톨릭 사제주의(司祭主義, Sacerdotalism)를 비판하고 개혁했지만 개혁파는 루터파보다 더 철저한 개혁을 시도했다. 이 점은 가톨릭의 ‘전통’(聖傳, tradition)에 대한 루터와 칼빈의 견해를 비교해 보면 그 경계선이 뚜렷해진다.

루터는 성경이 금하지 않는 한 교회의 전통은 구속력이 있다고 보았으나 칼빈은 성경이 명하지 않는 한 전통은 구속력이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루터는 가톨릭 ‘전통’의 폐기에 칼빈 만큼 철저하지 못했다. 따라서 루터교는 가톨릭교회의 잔재들이 그대로 남게 되었지만 개혁교회에는 가톨릭교회의 비 성경적인 잔재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점은 루터와 칼빈의 디아포라(diaphora, 성경이 명백하게 말함)와 아디아포라(adiaphora, 성경이 명백하게 말하지 않음)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바트부르그(Wartburg) 성에 은거해 있던 루터는 1522년 3월 비텐베르그로 돌아온 후 8편의 연속적인 설교를 했는데, 이 설교에서 그는 복음, 율법, 이신득의(以信得義) 등은 디아포라로 보았으나 예배의식, 성상, 성직자의 예복 등은 아디아포라의 문제로 간주하였다.

그는 디아포라(본질적인 것)는 어느 시대에서도 개변될 수 없는 ‘규범적인 것’으로 보았지만 아디아포라(비본질적인 것)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임으로 정할 수 있는 ‘비규범적인 것’으로 보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루터교회 안에는 예배의식, 성직자의 복장 등을 포함한 가톨릭교회적 잔재가 남게 되었다.
그러나 칼빈의 경우 모든 문제를 성경에 근거하여 철저한 개혁을 시도함으로서 가톨릭교회적 잔재를 일소하였다. 이런 점에서 베인톤는 개혁주의란 반사제주의(反司祭主義) 일뿐만이 아니라 루터주의의 개혁으로 보았다. 그래서 베인톤는 “개혁교회라는 말은 쯔빙글리와 칼빈을 따른 스위스, 독일, 그리고 프랑스의 교회들을 가리킨다. 개혁이란 말은 그들이 루터주의를 다시 개혁하려 했음을 의미한다. 즉 개혁이란 종교개혁의 개혁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개혁주의란 루터주의(Lutheranism)보다 더 철저한 성경 중심적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 칼빈신학교 교수였던 클로스터(Fred Klooster)는 개혁주의의 독특성이란 바로 ‘성경적 원리’라고 말했다. 그래서 개혁주의는 성경에 기초하여 신관과 우주관, 신앙관,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규명한다.

개혁주의를 보통 칼빈주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칼빈이 독자적인 어떤 주장을 한 것이 아니라 성경적 가르침을 해설하고 이 신학을 체계화하였다는 점에서 하는 말이다. 비록 쯔빙글리가 칼빈보다 한 세대 앞선 인물이었으나, 칼빈이 보다 더 선명히 이 신학을 해설하고 체계화하였기 때문에 칼빈주의라고도 불리게 된 것이다.

개혁주의자들은 그들의 신학체계가 보다 성경적임을 증명하고, 다른 신학활동들과 구별하기 위하여 신학을 교리화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신앙고백이었다. 독일의 개혁주의자들은 그들의 신앙과 생활이 루터란과는 다르다는 점을 나타내기 위하여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서를 작성하였고, 화란의 개혁자들은 그들의 신앙이 알미니안주의자와 다름을 도르트 신조를 통하여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개혁주의 신학은 칼빈의 기독교강요, 칼빈주의자들에 의하여 작성된 벨직 신앙고백서(1561),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1563), 도르트 신조(1619),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그 대소요리문답(1647) 등에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 그러므로 개혁주의자들은 신앙고백을 성경과 같이 절대화하지는 않으나 신조(信條) 중요성을 강조한다.

결국 개혁주의는 성경을 신앙과 생활의 절대적인 그리고 유일한 권위로 삼기 때문에 (1) 성경의 권위를 강조하고, (2)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며, (3) 그리스도인의 구체적인 삶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는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정치제도에 있어서는 인간중심의 위계제도나 특권층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사제주의나 교권주의를 배격한다. 그래서 이 개혁주의 신학을 보통 하나님 중심, 성경중심, 교회중심 사상으로 말하고 실제적 삶의 신학으로 강조해 왔는데 이것은 개혁주의 신학을 따르는 교회적 삶을 간명하게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