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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리사(敎理史) 서문

기독교 교리사(敎理史) 서문
기독교 교리의 역사는 성경이 가르치는 교리에 대 한 이해의 역사이다. 따라서 ‘교리의 발전’은 곧 교리에 대한 이해의 발전이다. 신학 자들의 이해는 주관적인 것이므로 교회는 필요할 때마다 교회 공의회를 열어 공동의 이해를 도출하였다. 공동의 교리 이해가 교의(dogma)이고 그것을 고백하는 것이 교회의 신앙고백이다. 이를 일컬어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라고도 한다.

기독교는 11세기 중반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로 분립되었으며, 서방교회는 16세기에 다시 로마 가톨릭교회와 종교개혁 교회 즉 개신교회로 분립하게 되었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초대교회와 중세교회의 교의 즉 신앙고백을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라고 하지만, 개신교회에서는 중세교회의 많은 것은 배제하고 초대교회의 것을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니케아(325년)와 콘스탄티노플(381년) 공의회가 고백한 삼위일체 교리, 칼케돈(451년) 공의회가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이시라고 고백한 교리를 성경이 말씀하는 대로 옳게 이해하고 고백한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로 받아들인다. 그것은 동방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회의 전통’의 범위에 대한 견해는 교회 간에 서로 다르기는 하나 사도들의 신앙을 계승한 속사도 시대부터 중세를 거쳐 종교 개혁과 정통주의 시대까지 다시 말하면 17세기 후반에 “이성의 눈을 밝히 떠 기존의 권위적 사고나 세계관을 청산하고 사물을 새롭게 인식한다.”는 계몽사조가 만연되기 전까지는 기독교 교리의 근거가 사도들의 전통과 성경이라고 한 것은 모든 교회와 신학자들에게 자명한 것이었다.

계몽주의 신학자들과 그들의 맥을 잇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성경의 ‘정경성’(正經性)과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를 거부하는 한편, 기독교 교리가 주변의 여러 종교와 사상들 가운데서 배태되고 생성 발전한 것이라고 추정한다. ‘교리사’는 실은 계몽신학자들이 그들의 생각을 확인하기 위하여 시작한 학문이다. 그러나 교리사를 편견 없이 연구하면 성경의 교리가 주변사상과는 전혀 다른 독특함을 발견하게 되고 성경만이 하나님의 유일한 계시임을 시인하게 마련이다.

종교 개혁의 교회 전통을 전수 받은 한국 교회도 한 세기가 넘는 역사의 과정에서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를 무시하는 신학자들이 생기게 되었으며 성경의 교리를 왜곡하는 거짓 교사들과 적그리스도적인 이단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제도적인 교회 역시 성경의 가르침을 옳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해석할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단과 잘못된 교리를 분별하기 위하여 우리는 교리사의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우리의 신학이 건전할 수 있기 위하여 교회와 신학을 성경과 교회 전통에 비추어 늘 반성해야 한다.

교리사 기술(記述)에는 교리의 주제들을 역사의 시대별로 기술하기도 하며 한 주제를 시대를 통틀어 종적으로 기술하기도 한다. 교회와 교리는 서로 함께 엮어져 발전해 온 것이므로 역사적인 상황과 배경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기독교 교회사』에서 간략하게나마 시대별로 교리 혹은 신학을 기술했으므로 이 책에서는 대체로 개별적인 주제를 시대를 관통하여 고찰한 글들로 엮기로 하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교리를 중심으로 하여 먼저 기술하기로 한다. 초대 교회 때부터 성경의 교리와 교회 전통을 존중하는 종교개혁과 정통주의 시대를 거쳐 성경과 교회 전통에 부정적인 17세기 계몽주의 이후 20세기 후반의 탈기독교적인 종교 다원주의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교리나 물음은 늘 논쟁의 주제이었기 때문이다.

성경의 권위와 정경화, 한국 교회의 삼위일체론, 성령론, 성례론, 종말론의 역사적인 고찰은 계몽주의와 그 이후의 독일 신학과 종교 다원주의 다음에 배열하였음을 말해 둔다. 기독론을 매듭짓기 전에 계몽주의의 성경 비평과 19,20세기 독일 신학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 것은 그것이 기독교 교리에 대한 비전통적인 이해와 사상의 역사요 배경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기독교 교리의 여러 주제들을 망라해서 기술하지 못하고 있으나 신학생들에게 교리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가 되고, 보다 내용 있는 충실한 연구를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김영재 교수의 ‘기독교 교리사’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