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순교사화(17) 가톨릭의 핍박이 시작되다
기독교 순교사화(17)
가톨릭의 핍박이 시작되다
5. 널리 퍼진 신교도들에 대한 핍박 사건(계속)
(5) 윌리엄 리트고가 당한 고난
월리엄 리트고(William Lithgow)는 스코틀랜드의 상당히 훌륭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여행을 매우 좋아하여 프랑스, 독일, 스위스를 순회하여 스페인의 말라가에 이르렀다. 그가 여기에 머무는 동안 알렉산드리아로 가기 위해 프랑스 배 주인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상황으로 인해 가지 못하고 말았다.
1620년 10월 17일 저녁 영국 군함 하나가 정박하기 위해 말라가 항으로 닥아 왔다. 다음날 그 군함에서 많은 사람들이 말라가에 상륙했다. 그들 중에 리트고를 알고 있던 몇몇 사람들이 그를 배로 초대했다. 리트고가 배로부터 해변으로 돌아와 자기 숙소로 가고 있는 데 갑자기 9명의 남자들이 그를 에워싸더니 그를 총독에게 끌고 갔다. 총독은 리트고에게 그가 방문했던 영국 군함 사령관의 계급을 묻더니 그 사령관이 왜 총독인 자기의 초대를 거절했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총독은 또 리트고에게 영국 군함에 있는 대위의 이름을 물었다. 그러나 리트고는 총독에게 그가 군함에서 본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총독은 이러한 리트고의 태도에 매우 놀란 것 같았다. 그러자 총독은 리트고가 영국 군함에서 열린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그에게 맡겨진 모든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다시 육지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총독은 리트고가 바로 서인도 제도에 있는 세인트 토머스 섬에 불을 지른 장본인이라고 했다. 그러자 누군가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루터파 마귀 자식들이 하는 말이나 맹세는 절대로 믿으면 안 돼!”
무엇인가 분명히 잘못되어가고 있었다. 리트고는 모든 오해를 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헛수고였다. 리트고를 둘러싼 무리들은 그를 총독의 집에 가둬 놓고 그로부터 무엇인가 큰 비밀을 알아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런데 그날 밤 한밤중에 터키인 노예 두 사람이 리트고를 감금되어 있던 곳에서 풀어 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를 더 끔찍한 곳으로 데려가기 위한 함정이었다.
터키인 노예 두 사람은 리트고를 외딴 방으로 데려가더니 리트고를 쓰러뜨린 뒤 쇳덩이가 달린 1미터 이상의 긴 쇠막대로 그의 두 다리를 묶어 쭉 뻗게 했다. 그것이 너무나 무거워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계속 누워 있어야만 했다. 다음날 총독이 리트고를 찾아왔다. 총독은 리트고에게 스파이라고 자백하기만 하면 풀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트고가 자신은 아무 죄도 없다고 항의하자 총독은 화를 내며 그가 자백할 때까지 좀 더 심한 고문을 가하라고 하며 그 전에는 더 이상 그를 보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문지기에게 이틀에 한 번 곰팡이 난 빵 3온스와 물 한 컵 외에는 아무 것도 주지 말라고 명령하고는 가버렸다.
그가 감금된 지 48일째 되는 날 그들은 그를 다시 조사하여 모든 비밀을 밝혀내겠다고 협박했다. 그들은 리트고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죄들을 그에게 뒤집어씌우려는 것이었다. 리트고는 계속 자기의 무죄를 주장했고 총독은 그런 리트고를 고문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고문대로 끌려갔다. 그리고 한 사람이 그의 다리에 달려 있는 쇠뭉치를 떼었는데 그것이 그에게 더 큰 고통을 주었다. 자물쇠가 너무나 단단히 붙어 있어서 쇠망치로 떼어낼 때 반 인치 가량 살이 찢겨졌나갔다. 붙어있던 쇠뭉치가 떨어져 나가자 리트고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그가 지금 직면한 시험을 물리쳐 주시고 이기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짤막하게 기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몇 명이 달려들더니 그의 옷을 다 벗기고 그를 고문대 위에 묶었다. 그리고 극악하고 야만적인 고문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가 받은 모든 고문들을 일일이 열거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는 5시간 이상을 고문대 위에 묶여 있었고 그 동안 60가지 이상의 고문을 받았다. 그리고 고문대에서 내려지자마자 다시 다리에 쇠뭉치를 매단 후 감옥으로 끌고 가 따뜻한 포도주 한 잔 외에는 전혀 음식을 주지 않았다. 리트고는 결국 거의 석방될 가망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총독은 한 영국 신부를 고용해서 라트고의 저서들과 글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게 했다. 스페인어로 번역 된 모든 자료를 검토한 총독은 분노하며 라트고를 이단의 골수라고 했다. 라트고가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이런 사실들을 알 게 된 이틀 후에 총독은 종교 재판관과 신부와 가톨릭 예수회 회원 두 사람을 대동하고 그의 감옥으로 찾아왔다.
종교 재판관은 리트고에게 로마 가톨릭교도며 교황의 최고 권위를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리트고는 나는 가톨릭교도도 아니며 교황의 최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은 나를 이단으로 몰아 거의 죽을 정도로 고문을 하고 이제는 종교 때문에 나를 순교자로 만들 작정인가?” 그러나 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종교 재판관들은 다음날 아침 다시 찾아와 리트고에게 양심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물었다. 그러자 리트고는 “나는 그리스도의 약속을 믿으며 그의 계시 된 뜻은 개혁 교회가 공인하는 바와 같이 복음에 분명히 나타났음을 믿는다.”고 대답했다. 그 말에 재관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이단이며 지옥 자식이야!” 그러자 리트고는 이렇게 응수했다. “더러운 말이나 고문이나 고통을 줌으로써 종교를 갖게 하는 것은 신앙이나 사랑이 아니다. 오직 성경의 가르침대로 해야 하며 다른 모든 방법은 소용없는 것들이다.” 그러자 종교 재판관은 또 다시 리트고 에게 11가지의 고문을 가하도록 선고 했다. 그리고 그가 만약 고문 중에 죽 지 않는다면 부활절에 그레나다로 끌고 가 태워 죽이기로 계획했다.
그날 밤 첫 번째 고문이 야만적인 수법으로 집행되었다. 리트고는 이제 죽어도 좋으니 제발 고문으로 인한 고 통이 빨리 끝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간절한 기도는 다음과 같은 하나님의 섭리로 응답 되지 않았다.
한 스페인 신사가 그레나다에서 와서 총독을 만났다. 총독은 그 스페인 신사에게 리트고가 스파이로 체포된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고문과 고통을 당했는지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총독은 그를 잡고 보니 죄가 없다는 것이 발견되어 그를 석방하고 보상을 하려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트고의 저서들과 글을 조사하다가 몇 가지 매우 심각한 신성 모독의 죄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총독이 직접 사실을 확인하자 리트고가 끝까지 자기 신앙을 버리지 않겠다고 해서 종교재판소로 넘겨졌고 거기서 그는 정죄되었다는 등의 내용을 말했다.
총독이 리트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 스페인 신사의 하인이 식탁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자기 주인이 숙소로 돌아오자 그는 자기가 들은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그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침이 되자 그는 자기 의도를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고 시내로 나가 영국인 도매상을 찾아가 리트고에 대한 모든 사실을 알려 주었다.
하인이 떠나자 와일드라는 영국 사람은 즉시 다른 영국 도매상인들을 불러 모아 그들에게 리트고에 대한 이야기를 다 했다. 거기 모인 영국인들은 잠간 의논한 뒤 그 이야기를 마드리드에 있는 영국 대사 월터 아스턴 경에게 알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영국 대사는 리트고를 위한 석방 명령서를 얻어 영국인 도매상인들에게 전달했다.
스페인 종교 재판소는 영국 대사의 리트고를 석방하라는 명령서를 받고 크게 놀랐다. 리트고는 부활절 주일 전날 밤 석방되어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부스비치 집으로 옮겨졌고 거기서 아주 편안한 방에 머물게 되었다. 그 때 다행히 리처드 호킨스 지휘 아래 영국 함대 가오고 있었는데 그는 다음날 상륙해서 상인들로부터 리트고를 인계 받았다. 상인들은 그에게 옷과 모든 필요한 물건들을 갖다 주었고 게다가 은화 200레알을 주었다. 리처드 호킨스는 그에게 400피스톨을 주었다. 러처드 경은 또한 스페인 해안을 떠나기 전에 그의 서류와 돈과 책 등은 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12일을 정박한 뒤에 배는 돛을 올리고 두 달 만에 무사히 데트포드에 도착했다. 다음날 아침 리트고는 하트퍼드셔에 있는 시어볼드로 침대에 누인 채 옮겨졌다. 그 때 거기에는 왕과 가족들이 와 있었다. 리트고는 왕이 있는 곳에서 그가 당한 특별한 고난과 뜻하지 않았던 갑작스런 석방에 대해 이야기했다. 왕은 아주 감동이 되어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그를 바스로 보내라고 명령했다.
리트고는 하나님의 섭리 아래 특별한 방법으로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 건강과 힘을 회복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왼팔을 사용하지 못했고 작은 뼈들이 부러지고 부스러져 아주 못쓰게 되었다.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리트고는 자기 돈과 재산은 스페인 종교 재판소로부터 단 한 가지도 되돌려 받지 못했다. 그러나 왕과 신하들이 그를 위해 애써 주었다. 그 결과 스페인 대사 곤다모어는 그의 재산을 모두 다 돌려 줄 것이며 그가 받은 고문에 대한 보상으로 말라가 총독이 지불해야 할 1,000파운드도 함께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왕이 비록 그 약속을 이행하도록 일종의 보증을 써 주었으나 간사한 스페인 사람들은 그 명령을 모면할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결국은 끝까지 보상하지 않았다. 이것이 자기들만 바른 신앙을 고수한다는 스페인 종교 재판소의 가증한 신앙이었다.(*) 출처 / 기독교순교사화(존 폭스 원저, 머리 킹 편저, 생명의말씀사) <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