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

장로교 목사의 관점에서 본 요한 칼빈의 성경관

Ⅰ. 서론  

성경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로 인식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데 교회 역사를 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키는 수많은 이단들이 등장했다. 이후 성경의 권위와 무오(無誤)까지 의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부인하기도 했으며, 성경적 명백한 진리인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까지 거부되었다.

최근에 와서는 성경의 신빙성과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성경을 의심하고 불신하는 종교다원주의(宗敎多元主義)라는 기독교 신학의 모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때에 개혁자들의 성경관 특히 요한 칼빈의 성경관을 살펴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1. 하나님의 말씀

(1) 성경과 하나님 인식(認識)

창조주 하나님 앞에 나가고자 할 때 반드시 안내자와 교사로서 성경이 필요하다고 칼빈은 말한다. 또한 칼빈은 성경을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에 의해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이해한다. 따라서 성경이 없으면 우리는 모두 오류(誤謬)에 빠지게 된다고 말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이 범죄 함으로 창조를 통한 일반계시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것을 우리에게 전해주며(시 19:1,2,7,8), 당시의 모든 인류는 유대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나님의 말씀 없이 하나님을 찾았기 때문에 허망(虛妄)과 오류(誤謬) 속에 헤맬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2) 성경과 성령

성경의 권위(權威)는 반드시 성령의 증거에 의해 확립되어야함을 주장한 칼빈은 성경의 권위에 대해서 성경의 권위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지 로마가톨릭교회의 주장처럼 교회에 의해 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하는 결정권이 교회에 있다고 하여 성경의 확실성까지도 교회의 승인에 달려있다고 가장하는 것은 전혀 쓸모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성경은 스스로에 의해 보증을 받고 있으므로 증명이나 논리에 종속될 것이 아니고 성령의 증거에 의해서 성경의 권위가 확립됨을 말한다.

(3) 성경과 이성(理性)

성경의 신빙성(信憑性)은 인간의 이성에 의해서도 충분히 증명된다는 것을 칼빈은 여러 각도에서 살피고 확증한다. 성경에 기록되어 성취된 예언은 성경이 신빙성 있는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증시켜준다. 예를 들어 유다 족에게 왕위를 부여한 사실(창 49:10)과 성취(삼상 16:13),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언약으로 받아들여질 예언(창 49:10)과 그 후 거의 2000년이 지나서 실제로 성취되었다는 것 등으로 보아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임을 이성적(理性的)으로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경의 신빙성은 수많은 도전과 반박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진리를 변함없이 밝히고 있으며 “순교자들은 교리를 일단 받아들인 후에는 담대하게 그리고 두려움 없이 또 심지어는 큰 열망을 가지고 죽음을 당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라고 주장하면서 순교자들이 성경의 교리를 위해 담대하게 순교한 사실이 성경의 신빙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칼빈은 말하고 있다.

(4) 성경과 직접계시(直接啓示)

칼빈은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하게 하신 성경을 배척하고 하나님의 직접계시로 뛰어드는 열광자들은 모든 경건의 원리를 깨뜨리려고 한다고 했다. 칼빈은 또 이들을 ‘죽은 그리고 죽이는 문자’만을 따르는 자들이라 비난하면서 성경은 그릇된 방법으로 성령을 이해하는 열광자들을 경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말씀과 성령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면서 “하나님은 효력 있는 그 말씀의 확증에 의하여 또 그의 사역을 완성시키시기 위하여 동일한 성령을 그의 말씀에 부여하셔서 능력이 되게 하셨다.”라고 말한다.

Ⅱ. 구약과 신약

칼빈은 주께서 그리스도 강림 전에 옛날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계약(구약)과 강림 후 지금 우리와 맺은 계약(신약)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들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구약과 신약의 유사점

(1) 육적인 번영과 행복이 유대인들이 열망한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었다.

오히려 불멸의 소망 가운데 살았다. 예를 들면 아담, 노아, 아브라함, 이삭, 야곱, 다윗 그리고 모든 선지자의 글들이 현세가 아닌 하나님의 나라에 뜻을 두고 있다.(시 102:25-28, 히 11:13-16)

(2) 구약에서도 칭의(稱義)는 오직 은혜로부터 효력을 얻는다.

구약은 하나님의 값없는 자비를 근거로 세워졌고 그리스도의 중보를 통하여 확증되었다.(요 8:56, 히 13:8)

(3) 구약성도들도 그리스도를 중보자로 믿었으며 미래의 축복을  위해 그리스도께 일체의 소망을 두었다.

구약의 욥은 분명한 중보자 신앙을 가지고 이렇게 말했다. “지금 나의 증인이 하늘에 계시고 나의 중보자가 높은 데 계시니라.”(욥 16:19)

2. 구약과 신약의 차이점  

칼빈은 구약과 신약의 차이가 본질적인 것은 아니고 서술방식에 관계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1) 구약의 주님은 현세의 축복을 맛보게 하셨다.

구약의 주님은 그의 백성들의 마음이 하늘나라의 기업으로 향하고  잘 육성되기 위해 이 세상의 축복을 맛보게 하셨다. 그뿐 아니라 악한 자들에게는 다가오는 하나님의 심판의 증거로서 육체적 형벌을 즉시 가하셨다. 그러나 신약의 주님은 언약의 성취이신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믿음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게 하신다.  

(2) 구약은 예표적(豫表的)이나 신약은 실현적(實現的)이다.

 구약은 형상이나 의식들을 통해 그리스도를 예표 했으나 신약은 그 진리의 실체 곧 예수 그리스도를 현실로써 보여준다는 점이다. 칼빈은 이러한 차이점을 히브리서에 잘 표현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리스도께서 영원한 제사장직을 맡았기 때문에 날마다 사제가 바뀌는 구약의 제사장직은 폐지되었다는 것이다. “제사장 된 그들의 수효가 많은 것은 죽음으로 말미암아 항상 있지 못함이로되 예수는 영원히 계시므로 그 제사장 직분도 갈리지 아니하느니라.”(히 7:23,24) 

또한 율법은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을 양심에 따라 완전하게 해 줄 수 없는 공의라는 외부적 물리 행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동물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통해서는 죄를 없앨 수도, 진정한 성화를 이룰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율법에는 ‘참 형상’이 아니라 ‘장차 오는 좋은 일의 그림자’였다고 결론짓는다. “율법은 장차 올 좋은 일의 그림자일 뿐이요 참 형상이 아니므로 해마다 늘 드리는 같은 제사로는 나아오는 자들을 언제나 온전하게 할 수 없느니라.”(히 10:1)

(3) 구약은 문자적이지만 신약은 영적이다.(사도 바울은 율법과 복음을           항목별로 풀이함)

율 법문자적돌 판에 새겨짐죽음을 전함정죄를 말함깨져 없어지는 것
복 음영적마음에 새겨짐생명을 전함의(義)를 말함영존하는 것

(4) 구약이 속박의 언약이라면 신약은 자유의 언약이다.

칼빈은 “구약은 속박의 멍에로써 양심을 묶어 놓지만, 신약은 그 자체의 자유로운 정신에 의해서 우리를 자유 가운데 해방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5) 구약은 한 민족(이스라엘)과 신약은 모든 민족과 관계된다.

이방인들의 부르심은 신약이 구약보다 탁월하다는 뚜렷한 증표이다. 선지자들의 글에 명백히 증거 되어 있었지만 그 성취는 메시아 왕국 때까지 지연되었던 것임을 칼빈은 강조한다.

Ⅲ. 성경의 권위와 신빙성  

칼빈에게 있어서 성경의 권위는 먼저 그 내용에 있어서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하나님의 말씀인 것에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경 말씀에는 모든 면에 오류가 없다는 신빙성에서 성경의 권위를 찾는다.

(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경의 권위

칼빈은 성육신 하신 성자가 신적계시의 중심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칼빈의 사상은 분명히 그리스도 중심적이다. 하나님의 계시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기에 기록된 계시의 말씀을 그리스도와 단절시켜 이해하고자 할 때 그 문자는 죽은 것이라고 칼빈은 말함으로써 성경의 진정한 권위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함에 있음을 강조했다.

빌헬름 니젤(Willhelm Niesel, 1903-1988)도 이러한 칼빈의 해석에 동의하고 있다. “성경의 말씀이 그리스도와 절연되면 그 순간 즉시 영혼 없는 문자들의 죽은 시체가 되고 만다. 율법의 영혼인 그리스도만이 그것을 살게 할 수 있다.”는 칼빈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이에 동의하고 있다.(‘The Theology of Calvin’, Willhelm Niesel)  이 같이 “예수 그리스도는 율법의 영혼이요, 성경 전체의 중심점이다.”라고 칼빈의 그리스도 중심적인 성경관을 이해한다. 즉 칼빈은 성경의 진정한 내용상의 권위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기인한다고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스도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최고의 계시이다. 그 안에는 신적 전체가 육체로 거하고 있다. 그러기에 칼빈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없이는 구원에 이르는 지식이 있을 수 없음을 고백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는 책이 성경이기에 칼빈은 성경의 권위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거부하면서 현대판 군주신론(君主神論, monarchianism)에 빠져있는 소위 종교다원주의(宗敎多元主義, Religious Diversity) 자들은 이른바 신(神)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내세워 중보자는 적어도 세계 모든 고등종교에 다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모든 이름 위의 이름 즉 그리스도는 라마, 크리슈나, 이스바라, 푸루샤, 타타가타 등의 많은 역사적 이름으로 나타날 수 있다.”라고 한다.

칼빈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인하는 자들인 사벨리우스(Sabellius)와 아리우스(Arius, 256-336)를 모두 비난했다. 나아가 성자와 성령의 신성을 거부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인하는 세르베투스(Michael Servetus, 1509-1553)는 군주신론을 넘어서서 범신론으로 흐르고 있음을 칼빈은 비판적으로 논술하고 있다.

세르베투스는 삼위가 하나님의 본질 가운데 존재한다면 하나님은 삼분적 존재가 되어 버린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삼위가 하나님의 본질 가운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 다양하게 현현하시는 하나님을 설명하기 위한 외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그는 하나님이 그의 경륜을 따라 할당하시는 대로 실제로 우리 속에뿐 아니라 나무와 돌 속에 내재하는 성령이 하나님의 일부인 것과 똑같이 아들과 성령 안에 하나님의 일부가 내재한다고 함으로 성자와 성령의 신성을 부정하고 범신론으로까지 흐르고 있음을 칼빈은 지적했다.

(2) 성경 저자가 하나님이시라는 것과 성경의 신빙성  

성경에 최고의 권위를 부여해 주는 증거는 하나님이 성경의 저자라는 사실에 있다고 칼빈은 주장한다. 바로 이 사실로부터 성경말씀의 권위가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이 바로 성경의 저자라는 사실을 의심 없이 확신할 때까지는 성경의 교리에 대한 신앙을 정립할 수가 없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와 같이 성경의 최고의 증거는 일반적으로 하나님이 친히 그 속에서 말씀하신다는 사실로부터 이끌어내야 한다. 예언자들이나 사도들은 자기들의 지혜를 자랑하거나 사람들로부터 받는 신앙에 대해 교만해 하지도 않으며 이성적인 증거를 장황하게 늘어놓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내세움으로써 온 세상이 그에게 순종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칼빈은 디모데후서 3:16 주석을 통해 성경은 영감 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성경의 저자는 하나님이고 그 신빙성과 권위가 여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우리의 종교(진리)와 다른 종교들을 구별해 주는 원리는 바로 이것이다. 누구든지 성경에서 유익을 얻고자 하는 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다음과 같은 것을 기정된 사실로 인정해야 한다. 즉 율법과 선지서들은 인간의 뜻을 따라 전달된 교리가 아니라 성령에 의하여 구술된 교리이다. 모세와 선지자들은 그들에게서 우리가 받아가지고 있는 성경 말씀을 임의로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성령의 감동을 받아 말했기 때문에 말씀해 주시는 이는 하나님의 입 자체(Os Domini loquutum esse)라고 확신 있고도 대담하게 증거 했다. 우리는 성경을 하나님께 대함과 동일한 경외심을 가지고 경외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은 하나님에게서만 유래되고 인간적인 어떤 것도 혼잡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칼빈은 적어도 성경 원본이 내용은 물론이고 문자적으로 조금도 오류가 없음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단 종파들의 성서관은 예외 없이 성경의 신빙성을 부정하고 자기들의 견해를 앞세웠다.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 통일교, 최근의 구원파 등 모두가 성경말씀의 무오(無吳)를 거부하고 자신들의 궤변을 앞세운다. 따라서 칼빈은 성경에 감춰진 비밀들에 접근할 때 “우리의 생각이나 말이 하나님의 말씀이 범위 하는 한도를 넘지 않도록 크게 조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하면서 비록 인간의 정신으로 신비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지라도 하늘에 속한 말씀에 순복하여 인도함을 받도록 하자고 말한다.

결론   19

이상과 같이 칼빈의 성경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율법과 복음의 문제에 관한 그의 견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성경에 관한 그의 견해를 정리하려고 힘썼다. 칼빈은 성경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삼위일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임을 강조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계시의 책으로 성경을 말한다. 무엇보다 성경의 권위는 성경의 저자가 하나님이시며, 따라서 성경을 비록 인간이 기록했다 하더라도 성령님의 감동으로 기록되었기에 오류가 내용이나 문자적으로 없음을 칼빈은 주장한다.

이것은 극히 상식적이며 2000년 교회 역사의 신앙이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무효화 시키려는 혼합주의 세력 내지 사탄의 조종 하에 있는 사이비 신학들과 이단종파들이 한결같이 성경의 신빙성을 부인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에 성경의 무오(無吳)에 관한 칼빈의 태도는 현대 21세기를 사는 교회에 중요한 메시지이다. 성경의 무오의 신앙이 지켜질 때 그 속에서 말씀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 수 있으며, 그리스도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유일하신 온 인류의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고, 그를 구주로 믿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되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됨을 칼빈은 바르게 증거 했던 것이다.(*) 글쓴 이 / 유태주 교수(조직신학, 숭실대 법대, 장신대 M.Div. Th.M., 아세아연합신학대학 신학박사 Ph.D., 영국 캠브리지대학과 웨스트민스터대학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