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59) 하나님 나라의 임재를 구함

48주일(123)     

요절 : 담대히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것을 가르치되 금하는 사람이 없었더라.(행 28:31)

문 123 두 번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나라이 임하옵시며’입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과 영으로서 우리를 다스려 주시어 우리가 더욱 더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게 되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교회를 보존하며 증가시켜 주시기를, 하나님께 대적하는 사단의 행위들, 하나님께 대항하는 모든 세력들, 그리고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에 대적하는 모든 사악한 계획들이 만유 안에서 만물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 나라 완성 때까지 파괴해 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요청을 받고 그들에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 지 가르쳐 주셨다. 앞 시간에 첫 번째 기도인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에 대해 공부했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기를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스럽게 되기를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 방법은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어떤 일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우리의 모든 일들 속에 개입하여 일하심으로 주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기를 원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두 번째의 기도를 살펴보도록 한다. 두 번째 기도는 ‘나라이 임하옵시며’이다. 이 기도에서 ‘하나님 나라의 임재를 구함’을 배우게 된다.

1. 하나나라

먼저 이 간구의 표현에 있어 약간의 논란이 있는 바 번역상의 문제를 살펴보자. 한글의 문법으로는 ‘나라이’가 아니라, ‘나라가’가 맞다. 사실 원문에는 ‘hye basileia theou’(your kingdom)이라고 되어 있는데 개역성경에서는 ‘당신의’(your)라는 말을 빼고 번역했다. 즉 이 두 번째 기도는 ‘하나님의 나라, 주님의 나라가 임하옵시며’이다. 그 의미는 “하나님, 당신의 나라를 오도록 해 주십시오!”이다.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나라’라는 말의 의미다. 나라가 무엇인가? 흔히 나라라고 하면 세 가지 요소를 생각하게 된다. 국민, 영토, 주권이 있을 때 나라가 된다. 한 때 우리 민족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었다. 그때 백성과 국토는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문제는 주권을 빼앗겼던 것이다. 한 나라가 나라 구실하려면 다른 나라로부터 그 나라에 주권이 있음을 확실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면 나라의 주권이 어떻게 인정받게 되는가? 주권은 어떻게 발휘되는가?

그것은 그 나라의 통치권이 미치는 영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면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는 곳을 대한민국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이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국 대사관내는 미국 통치자의 통치가 미치지 못하고 한국의 통치자의 통치가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곳이기에 이는 곧 한국이라는 나라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2. 하나님 나라의 형성

‘하나님 나라’도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통치자가 되시는 나라다. 그 나라의 영토는 통치자이신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치는 곳이다. 그리고 그 나라 백성은 그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자들이다. 즉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치는 영역을 의미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님께서는 나라를 세우셨는가? 성경은 이 놀랍고 비밀스러운 진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하나님 나라의 계시    

하나님은 이 땅에 당신의 뜻을 계시하셔서 당신의 나라를 세워 가셨다. 그것은 예수님 오시기 전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당신의 주권을 나타내셨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당신의 아들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 땅에 펼쳐 보이셨다. 이 사실을 히브리서 기자는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히 1:1,2)고 설명하고 있다.

성경을 통해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이 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셨고 사도들도 이 점에 대해 분명하게 사역의 초점을 맞추었던 것을 확인하게 된다. 주님의 공생애 첫 일성이 이를 증명한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 1:15)

뿐만 아니라 누가는 우리 주께서 공생애 사역 기간 동안 전적으로 하나님의 나라 사역에 주력하셨음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에서도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하여야 하리니 나는 이 일을 위해 보내심을 받았노라.”(눅 4:43) 또 주님은 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씨 뿌리는 비유를 포함하여 각종 비유들을 통하여 쉽게 설명해 주셨다.(참고, 마 13장) 

그리고 그 나라의 능력을 온갖 이적과 기사로 보여 주셨다. 뿐만 아니라, 십자가를 달려 죽으신 후 삼일 만에 부활하신 주께서는 제자들과 40일을 함께하시며 그동안 보여주시고 말씀하신 그 하나님 나라의 모든 모습을 가르치시고 확인시키시며 증명해 보이셨다. 누가는 계속하여 이 점을 강조하며 사도행전을 기록하는 초두에 “그가 고난 받으신 후에 또한 그들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살아 계심을 나타 내사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행 1:3)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우리 주께서는 부활 후 40일을 제자들과 함께 집중적으로 하나님의 구속의 진리를 점검하신 후 승천하시기 직전에 그의 열한 제자들에게 당부하시기를 이 하나님 나라의 진리인 복음을 전파하여 그 나라를 널리 펼칠 것을 평생의 사역으로 명하시고 헌신하라고 하셨다. 즉 주님께서는 구속의 진리를 완성하신 후 이 진리 즉 하나님 나라의 진리를 전파해야 할 사명이 제자들에게 있음을 강조하시며 그들에게 그 임무를 맡겨 주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대사명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9,20)

이렇게 주님의 명령을 받은 사도들은 이 하나님 나라의 진리를 전파하는 일을 그들의 평생의 사역으로 알고 헌신했다. 누가는 계속하여 이 점을 사도행전에서 7번이나 기록하고 있으며(참고, 행 1:3; 8:12; 14:22; 19:8; 20:25; 28:23; 28:31), 그 마지막으로 사도 바울의 사명이 바로 이 점이었음으로 그의 사도들의 행적 기록을 마감하고 있음은 그만큼 하나님나라 전파가 궁극적인 사도들의 사명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는 증거인 것이라 하겠다.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행 28:30,31)

 한편 놀라운 사실은 이 하나님 나라의 전파 사역은 신약의 성도들만 담당했던 사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록 구약의 신실한 성도들은 예수님으로부터 하나님 나라의 진리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나그네의 삶을 살면서 이 땅에서 영원히 살려 하지 않고 그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를 멀리서 바라보며 그 나라의 완성을 사모하며 살았다는 점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11장에서 구약의 믿음의 영웅들을 나열한 후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그들이 나온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히 11:13-16a)고 결론짓고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구원의 진리는 하나님께서 죄로 인해 파괴된 당신의 나라를 회복시키시기 위한 구속의 진리를 구약시대에 알리셨고, 때가 되어 아들로 이 땅에 오셔서 그 나라의 실체를 복음으로 알려 주셨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사탄의 지배 하에서 신음하며 죄와 악의 세력 가운데 얽매어 있는 불쌍한 인간들을 구원하시어 당신의 나라 백성으로 삼으시기 위해 친히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죄의 세력인 사망의 권세를 깨트리셨던 것이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께서는 이러한 구속 역사 속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구원의 도리 즉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교회에 맡기시고 그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명령하신 것이다.  

(2) 하나님 나라 백성 됨의 원리

주님은 이 구원의 진리 즉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는 단순한 원칙을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중략)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 3:3,5)고 설명하셨다.  

주님은 선언하셨다. 거듭난 사람만이 천국을 볼 수 있고 또한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육적, 세상적인 생각과 개념과 방법으로는 이 거듭날 수 없다.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던 것과 같이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 그의 자녀가 되는 것은 하나님으로 부터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방법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사도 요한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요 1:12,13)고 설명한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는 중생은 인위적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 즉 말씀과 성령으로 되는 것이다. 이것이 거듭남의 방법이요 과정이다. 이렇게 영혼이 거듭나는 일은 과연 어디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사도 바울은 영혼의 거듭남의 사역은 교회에 주어져 있다고 가르친다. “이는 이제 교회로 말미암아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알게 하려 하심이니, 곧 영원부터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예정하신 뜻대로 하신 것이라.”(엡 3:10,11)

정리하면, 이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께서 말씀과 성령으로 거듭난 하나님 나라 백성들을 세우시고 다스려 가시는 나라이다. 이렇게 하는 사역이 교회에 주어진 사명이다. 하나님은 이 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신다. 그래서 이 나라 백성들인 성도들은 세상의 그 어떤 일을 벌려 업적을 내는 자들이 아니라, 복음을 전파하여 하나님 나라를 영광스럽게 세워가는 자들인 것이다.    

이를 위하여 주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결론적으로 기도에 대해 교훈하시면서 이렇게 기도할 것을 가르쳐 주셨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우리 주님께서는 성도들이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들과 동일한 것들을 구할 것이 아니라, 우선 하나님의 나라와 그 나라의 의를 위하여 구할 것을 가르치셨다. 이는 하나님의 통치권이 우리의 삶 속에서 온전히 드러나기를 구하고, 세상의 통치와 다른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의롭고 정당한 다스림이 임하기를 구하라는 가르침이다.

이렇게 성도는 주께서 가르치신 이 두 번째 간구의 주제와 같이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나라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삶 속에서 드러나도록 간구해야 한다. 악한 의식과 세속적인 방식을 버리고 온전히 공의로운 하나님의 말씀이 구체적으로 삶 속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나님께 구해야 하는 것이다.  

3. 하나님의 교회를 온전하게 해 주시기를 구함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기도 속에는 하나님의 통치권이 확실하게 세워지기를 구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들 예수를 십자가에서 처형당하도록 허락하심으로 그 아들의 피가 사망의 권세 하에 사로잡혀 있는 죄인들을 깨끗하게 하셔서 거룩한 주님의 몸 된 교회로 불러 모으셨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것이 곧 하나님 나라다. 그래서 이 기도 속에는 이렇게 십자가와 부활을 믿고 고백하는 성도들이 모여 세워진 교회가 온전히 세워지기를 구하라는 주님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라 하겠다.  

즉 “당신의 나라가 임하옵소서!”하는 기도 속에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권이 강력하게 그리고 활발하게 드러나고 전파되는 부흥을 위하여 기도하라는 명령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즉 성도는 교회의 말씀전파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통치권이 온전하게 세워지고 확실하고 강력하게 시행되기를 구하라는 것이다.  

교회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 교회가 어떤 일을 통해 하나님 나라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날 교회의 부흥을 단순히 숫자적인 증가와 양적 확장을 의미하다고 말한다. 물론 교인이 많아지고 공간을 넓게 하여 수많은 행사를 통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면 좋겠지만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가 하고 있는 다양한 행사들은 교회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들은 아니라 판단되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러한 일들을 많이 하면 좋겠지만 참된 교회는 단지 친교를 나누는 곳이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유익을 주고받는 정보센터가 아니기에 그 큰 교회에서 다양한 사회봉사 차원에서의 일들을 벌리고 있음에 대해 부러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된다. 이 점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교회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또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과연 그러한 활동을 통하여 영혼의 거듭나는 역사가 얼마나 일어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존재와 사명을 드러내는 우선적인 특징과 사역은 말씀을 통한 영혼구원사역 즉 구령사역(救靈使役)이다. 이는 세상의 권세와 같은 구속력이 있는 그 어떤 통치 권력이 아니다. 교회에서는 온전히 이 구령사역을 감당하고 그로 인하여 거듭나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이 생산되어야 한다. 이 백성들이 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예수께서는 주기도문의 두 번째 기도 제목으로 ‘나라이 임하옵시며!’라고 가르쳐 주셨다. 이는 교회만이 갖고 있는 본연의 사명을 더욱 더 감당할 수 있기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가르침이다.    

초대교회는 말씀으로 거듭 나 중생한 성도들이 온전히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받아드려 형성된 교회임을 분명히 보여 준다. 예루살렘 교회는 이렇게 기도하고 사모하는 이들의 헌신과 수고를 통해 지역 사회에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나타내었다.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 (중략)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2-47)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성경말씀을 통해 영혼들을 거듭나게 하신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전하고 그 말씀을 듣는 죄인들의 마음속을 변화시키신다. 사탄의 권세에 사로잡혀 있던 심령을 변화시키셔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거듭나게 하신다. 이 사역을 하는 교회가 온전히 세워지고 그 권세가 드러나서 세상 가운데 진정한 하나님의 통치권이 세워지기를 간절히 원하라고 주께서 명하셨다.  

4. 악의 세력을 물리쳐 주시기를 기도

마지막으로 ‘나라이 임하옵소서!’라는 이 기도에는 하나님 나라가 형성되어 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뿐 아니라, 반대되는 시도들 즉 사탄의 세력, 말씀을 거역하는 행위들, 교회를 약화시키는 의식과 의도들을 파괴시켜 주시기를 간구해야 함을 알게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자기를 알면 백번 싸워도 백번 모두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 교회가 무엇인지, 하나님 나라 백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알았으면 이 나라 형성을 방해하는 세력 즉 적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할 것이다.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우리 주님께서는 교회의 머리가 되셔서 이렇게 교회를 방해하는 사탄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교회를 보호하신다는 사실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그도 또한 한 모양으로 혈육에 함께 속하심은 사망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없이 하시며”(히 2:14)라고 강조하면서 교회가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진리의 말씀을 굳게 잡고 대장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 승리를 확신하고 세상 가운데서 말씀으로 싸워 이길 것을 확신케 하였다.  

오늘날 교회 속에는 갖가지 영적으로 간교하게 포장된 수많은 세력들이 들어와 하나님 말씀을 무시하게 하고 그 말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도리어 교회에서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시도들을 끊임없이 시행하여 구원의 역사를 마비시키는 세력들이 있다. 당연히 이런 세력들은 세상에서는 환영받는 것일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세력들이 교묘하게 위장하여 교회 안에는 들어와 세력을 펼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모든 세력들은 악한 사탄의 세력 하에 있다.

이것들은 개인주의, 과학만능주의, 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 그리고 상대주의 등으로 설명된다. 이 모든 사상의 중심은 인본주의다. 사탄은 이러한 이성중심의 인본주의를 십분 활용하여 악을 전파하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세력들이 성도들을 현혹한다. 이들이 바로 교회를 흔들어 세속화로 가도록 역사하는 악의 세력들인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악의 세력들이 준동하지 못하도록 하나님께서 도우시고 역사하시기를 기도해야 한다.    

5. 끝까지 지속적으로 드려야 할 기도

뿐만 아니라, 이 기도 즉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구하는 것으로 주님이 다시 세상에 오셔서 온전히 완성하실 때까지 계속하여 드려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형성을 위하여 쓰임 받은 종으로써 초대 로마교회를 세워갔다. 그는 강력하게 하나님 말씀을 선포했다. 그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이렇게 말씀전파 사역에 진력하게 된 배경에는 이 말씀만이 교회를 세워 나아가는 유일한 기초이며 또한 사탄의 세력을 무찌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참고 행 14:19 이하) 바울은 순교당할 때 까지 이 하나님의 복음 전파에 그의 생명을 걸었다. “담대히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것을 가르치되 금하는 사람이 없었더라.”(행 28:31)

결론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의 구현장이라 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가 이러한 영광스러운 교회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세속화의 물결에 맥없이 쓰러져 가는 어처구니없는 현상들이 만연하고 있다. 이는 마지막 시대에 나타나게 되는 영적타락이 바로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제는 교회가 세상 나라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세상의 빛이며 소금인 교회’(마 5:13-16)가 오히려 세상 보다 더 타락하고 부패하여 세상에 부담이 되고 고민거리로 전락한 시대가 오늘날의 교회의 모습이라고 하겠다.    

이미 사도 바울은 마지막 때의 시대적 현상으로 배교와 세속화는 지목했다.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 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 3:1-5) 이러한 참담한 현상이 작금 기독교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 두 번째 기도의 주제는 우리 모두가 깊이 인식하고 하나님께 간구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주권은 말씀으로 세워진다는 이 단순하고 강력한 구원의 진리를 깊이 인식하고 마땅히 말씀으로 다스려지는 이 하나님 나라가 강력하게 교회를 통하여 시행되며 전파되어 그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 낙심하지 말고 간절하게 하나님께 아뢰어야 할 것이다. 사도는 이를 위하여 기도하며 교회를 격려하였던 것을 잊지 말고 이 기도에 힘써야 한다.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단을 너희 발아래서 상하게 하시리라. 우리 주 예수의 은혜가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아멘”(롬 16:20)(*) 글쓴 이 / 박병은 목사(덴버 둘로스장로교회 담임)  <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