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

‘바울의 새 관점’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바울의 새 관점’
1980년대 신학의 ‘코페르니쿠스 혁명’이라고 불리는 ‘새 관점의 바울 연구’(이후 ‘새 관점’)가 등장했다. ‘새 관점’은 말 그대로 유대교에 대한 바울의 기존 해석을 전혀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다. 특히 ‘이신칭의’를 구속사적 관점이 아닌 교회론적, 사회론적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시도이다. 현재 ‘새 관점’은 샌더스(Ed Parish Sanders, 1937- ), 던(James D.G. Dunn, 1939- ), 라이트(N.T. Wright, 1948- ) 등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 세 사람은 특히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이신칭의 교리는 16세기 교회 상황을 바울 당대의 상황으로 가정해서 바울의 가르침을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하는 ‘새 관점’의 일부 주장에 따르면 바울의 칭의(稱義)는 종교개혁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인간을 죄와 죽음과 어두움의 세력에서 어떻게 구원하셨다’다는 ‘구원론’이 주제가 아니라, 이방인과 유대인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동등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 수 있는가 하는 ‘교회론적 에큐메니칼’이 주제라는 것이다. 특히 샌더스는 1977년 ‘Paul and Palestinian Judaism’이란 책을 통해 “사도 바울 시대의 유대교는 율법을 지키는 행위로 구원에 이르려고 한 ‘율법주의 종교’(Legalism)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행적인 언약백성의 선택과 율법을 통한 언약백성의 의무를 강조하는 ‘언약적 율법주의’(Covenantal Nomism)다.”라고 주장했다.

즉 샌더스는 기존의 해석과 달리 1세기 유대교는 의(義)와 구원(救援)의 근거를 하나님의 선택과 언약에 두는 ‘은혜의 종교’이며, 유대인에게 있어서 율법에 대한 순종은 언약백성에 들어가기 위한 것이 아닌 이미 주어진 언약백성의 신분을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언약적 율법주의’에 따라 유대교 이해에 대한 바울의 신학을 새롭게 해석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그는 “로마서의 중심주제는 종교개혁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죄인인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혹은 구원받을 수 있는가하는 구원론이 아니라 오히려 이방인들이 어떻게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에 참여할 수 있는가라는 사회적이고 공동체적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샌더스가 유대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주장했다면, 던은 사회학적 관점에서 바울의 이신칭의 교훈과 율법 및 율법의 행위에 대해 재해석했다. 던에 따르면 바울은 유대교의 율법 자체를 비판하지 않았으며, 단지 유대인과 이방인의 동등성을 방해하는 율법의 사회적 기능을 비판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던의 주장은 사람이 율법의 행위로 의롭게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울의 말은 율법이 의와 구원의 수단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율법이 이방인과 유대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다는 것이다.

샌더스의 유대교 재구성은 물론, 율법 및 율법의 행위에 대한 던의 사회학적인 해석에 같은 의견을 보인 라이트는 현재 복음주의 진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라이트는 두 사람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구원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하나님의 의와 믿음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했다. 라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바울의 칭의 교리는 구원론적 주제가 아닌 교회론적 주제다. 즉 칭의는 개인의 구원교리가 아닌 언약의 백성인지 아닌지를 말해주는 교회론적 주제라는 것이다. 결국 라이트는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그리스도의 의에 대한 교리를 거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복음주의신학회는 샌더스, 던, 라이트는 바울의 이신칭의 교리를 성경적인 개인적, 수직적, 구원론적 관점이 아닌 비 성경적인 공동체적, 수평적, 교회론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칭의에 대한 성경적 구원론에 대해 도전으로 한국교회가 예의 주시 경계해야 할 21세기의 반(半) 펠라기우스라고 결론지었다.(*) 출처 / 아이굿뉴스

Ed Parish Sanders
Ed Parish Sanders
James D.G. Dunn
James D.G. Dunn
N.T. Wright
N.T. Wright